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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08 3.4초 일본 여행기 첫째날
  2. 2016.05.08 3.4초 일본 여행기 프롤로그
여행2016. 5. 8. 18:00

여행이 뭐라고 그렇게 설렜을까. 오후 4시 가까이 돼서 얘기도 없던 총을 맞고 폭풍같이 기사를 쓴 다음 퇴근하자마자 여친님과 생일맞이 맛저녁을 하고 들어왔는데, 몸을 뉘어도 도통 잠이 오지를 않았다. 아침 8시 출발 비행기를 타야하기에 최소 5시 반에는 집을 나서야하는데... 새벽 2시가 넘도록 잠을 못자다가 그냥 밤을 새버리기로 결정하고 새로 시작한 왕좌의 게임이나 한 편 봐버렸다.



(Vacation is coming)


새벽 5시 반이 조금 넘어 날이 조금씩 밝아오고 있었던 시각. 엄청나게 찌뿌둥한 몸을 겨우 일으켜 대충 주섬주섬 짐을 싸고 집을 나섰다. 잠이 많은 기범이는 모닝콜을 받고 겨우 일어났고, 종환이는 김포가는 버스인줄 알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알고보니 자신이 인천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김포공항 집결 시각은 예정보다 십여분 정도 늦어졌다.



(우종환 야밍아웃)


공항에 집결 후 짐을 맡기고, 너무나도 졸린 몸을 이끌고 면세점 인근에서 한참을 퍼져있었다. 알고보니 셋 다 잠이 부족한 생태였던 것. 짧은 기다리는 시간 와중에 생리현상 등을 해결하고 JAL기 승무원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야 후다다닥 뛰어 겨우겨우 비행기 탑승을 완료했다.


(졸리지만 넘나 신난당)


기내식 먹고 바로 비행기에서 잠을 좀 잤어야 하는데, 자지 않고 기본 장착된 게임을 신나게 한 것은 이날 하루를 지배한 패착이었다. 2시간 남짓의 짧은 비행이 끝나고 일본에 도착했을 때 우린 완전 녹초상태였던 것. 졸려죽겠지 배도 고프지 짐은 많지.... 설상가상으로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의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였다. 하네다 공항 도착 후 수속을 마치고 나온 시간은 10시 반. 4시간 반을 뭘 하며 시간을 때운단 말인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체크인이 되건말건 신주쿠역 근처에 있는 숙소로 떠났고, 자물쇠를 못 열어 한참 끙끙대긴 했지만 체크인 시간 한참 전이었음에도 다행히 무사히 들어가 짐을 풀어놓을 수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가보자)


(개꿀)


다들 피곤해 당장이라도 침대에 누워 눈을 붙이고 싶었지만 억지로 억지로 몸을 끌고 나와 신주쿠 일대를 누볐다. 어디가지 어디가지 한 30분 헤맸었던가. 아무래도 일본에서 먹는 첫 끼라 그랬는지 필요 이상으로 신중했던 것 같다. 결국 우리가 입성한 것은 체인점으로 추정되는 라멘 전문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망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입 먹자마자 우리는 갓본을 외쳤다.


(지금 봐도 군침이 스르르)


우리는 넘나 맛있었던 라멘을 뒤로 하고 잠깐 수십년된 커피 전문점에서 회의를 빙자한 졸음 퇴치를 했다. 진짜 좀 심하게 졸렸기에 나는 숙소에 가서 좀 자고 나오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지만 "그럼 30분이 1시간이 되고, 눈을 뜨면 해가 져 있을 것이다"라는 길기범의 설득에 급공감. 덕후들의 천국 아키하바라에 가보기로 했다.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하고 아키하바라로 떠나려는 그때만 해도 우리가 다시 그 카페로 돌아오게될 줄은 몰랐다...


(어서와 갓본은 처음이지?)


덕후들의 천국 아키하바라는 정말 놀라웠다. 우리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각종 피규어가 모여있던 한 상점. 포켓몬스터, 슬램덩크에 원피스는 물론 마블 캐릭터들까지... 우리는 한참 정신이 팔려서 이곳저곳을 둘러봤고, 그러던 중 나에게 그는 운명적으로 다가왔다. 어쩌지 어쩌지 한참 고민을 하다. 결국....


(넘나 좋당)


질렀다. 이번 일본 여행의 최대 득템.!


이 밖에도 진정으로 아키하바라에 신기한 게 많았다. 일본도처럼 생긴 우산을 팔질 않나.. 이런저런 지름신 욕구를 이겨내고 헤매다 오락실에 들어갔는데, 오락실도 별천지였다. 흔히 볼 수 있는 총 쏘는 게임이었는데 무려 좌석이 흔들흔들하면서 몰입도를 높여주는 식! 기범이와 종환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즐겼다.


(뭐야 이거 너무 재밌어!)


한참 그렇게 재밌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표정이 굳은 종환이. 큰 돈 들여 장만한 시계가 손목에 없는 사실을 발견한 거다. 재밌게 놀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졸린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는데, 겨우겨우 기억을 더듬어 아까 그 카페에 시계를 놓고 온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문제는 아키하바라 넘어온지가 한참된 데다 아키하바라에서 신주쿠까지 거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 어쨌든 별 수 없이 우리는 다시 신주쿠로 향해야 했다. 선진국 갓본의 시민의식을 믿어야했던 우리. 그리고 그 믿음은 응답을 받아 겨우 시계는 다시 찾았다. 물론 종환이의 분실 해프닝이 그날로 끝이 아니었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즈음 우리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다음날 가기로 했던 후지큐 하이랜드 인근의 날씨였다. 일기예보상 28일이 거의 하루종일 비예보로 점철돼 있었던 것. 롤러코스터의 특성상 비가 오면 운행을 하지 않을텐데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후지큐 하이랜드까지의 거리가 있어서(도쿄에서 버스로 2시간) 어렵사리 가도 비가 와서 놀기기구 대부분을 아예 타지 못할 확률도 있었던 상황. 시부야로 건너가 황홀한 맛의 규카츠를 먹으면서도 불안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갓본의 규카츠. 밥 위에 뿌리는 것은 마로 추정된다)


규카츠를 먹고 그 피곤한 와중에 그냥 들어가기 아쉬웠던 걸까. 근처에 있는 디즈니샵과 원피스 피규어 등이 있는 백화점을 거쳤다. 역시 일본은 캐릭터의 왕국.


(안녕 난 길피라고 해)


피곤이 지나쳐서 아예 하이 상태였나?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정상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고도 모자라 시부야에서 신주쿠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했으니... 걸어걸어 가던 길에 하라주쿠에서 크레페까지 맛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고, 돌아오자마자 금방 꿀잠을 청했다. 다음날 후지큐 하이랜드로 가는 차를 7시에 타야했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일어났을 때 비가 심하게 올 경우에는 아예 일정을 변경하는 방법을 생각하기로 했다.


(비가 안 온다면 요 크레페만큼 달콤할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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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6. 5. 8. 16:53


애초에 가려고 했던 곳은 삿포로였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를 피해 비교적 시원한 북쪽 지방으로 날아가 맛있는 것도 먹고 삿포로돔 가서 오오타니 구경도 하려는 계획이었다. 



(오오타니상 날 가져요!! 하악 ⓒ mk스포츠)



하지만 동반자 우종환(28, 진성일덕)과 삿포로로 가는 비행기 티켓까지 끊어놓은 상태에서 변수가 생겼다. 총선으로 지친 마음을 롤러코스터로 치유받겠다는 길기범(28, 롤코매니아)의 합류였다.



(롤코가 싫다니...님들 돌 처맞을래염?)


나와 종환이는 기범이에게 삿포로로 가자 꼬셔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고, 결국 후지큐 하이랜드라는 놀이공원에 반드시 가고야 말겠다는 그에게 설득되고야 말았다. 마침 여행 일정 중 본래 삿포로에 연고를 두고 있는 닛폰햄 파이터스가 도쿄 인근 치바현으로 원정을 오는지라 야구는 삿포로돔 대신 QVC 마란 필드에 가기로 합의 완료. 순조롭게 비행기 예매, 숙소 예약 등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날 날만을 기다리던 어느날. 예상치도 못했던 변수가 빵 터져버렸다. 





2016년 4월 14일과 16일. 양일에 걸쳐 일본 큐슈 구마모토 지방을 덮친 강진. 

겁이 많은 우리는 한참을 망설였다고 한다. '삿포로는 몰라도 도쿄면 위험한 거 아니냐' '갔다가 지진 터지면 최소 중계타거나 최악 사망이다'.... 결국 티켓 취소를 위해 수수료가 얼마 나오는지까지 알아본 끝에.. 1인당 비행기+숙박 비용 30만 원 가까이될 매몰비용을 감수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그대로 일본에 가기로 최종 확정했다.



(막대한 수수료에 대한 분노는 발제로 승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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