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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2 숨막힐 것 같았던 속도감. 세븐데이즈 3
영화. 혹은 드라마2009. 2. 22. 13:20

보통 이 영화는 이렇게 알려져있다. '쉬리'와 '로스트'에 나오는 김윤진의 영화라고.
쉬리를 봤던 것은 사실 너무 어렸을 적의 일이다. 로스트는 보지 않았다. 고로, 내겐 꼭 이 영화를 볼만한 요소가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 함께 지내던 이가 숨겨진 대작이라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봐야한다며 얘기를 해서 그냥 머릿속에
담아두고만 있었다. 그렇게 한 1년쯤 지났을까, 어느날 문득 어쩌다 검색을 해보니... 와 네티즌 평점이 정말 장난이
아닌걸? (DAUM 9.4, NAVER 9.12) 사실 평소에 그다지 평점에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그날따라 평점이
높다는 이유가 맘에 들었던 거 같다. 그래서 그냥 보기로 했다. 그리고 머뭇거리다가 결국, 오늘에서야 봤다.

기대하지 않았던 김윤진, 누군지도 몰랐던 박희순..... 그러나

개인적으로 외국태생의 배우는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한국인만의 감수성이라는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들은 미묘하게 한국에서 태어난 이들과 공명하는 법이 서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의 김윤진은, 어색하다고 느낄정도의 어설픔은 허용하지 않는다. 줄창 달리고, 부수고,
또 울부짖고, 절규하고...... 게다가 법정에서의 당찬 모습까지.....
김윤진은 변호사 '유지연'의 캐릭터를 정말이지 깔끔하게 잘 살려냈다고 생각한다.
다른 배우가 이 역을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그리고 감정연기는 꽤나 만족스러웠지만,
아무래도 대사 전달력에 대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한국 영화에 그가 더 출연할 생각이라면, 이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박희순 ! 처음 출연진을 살펴봤을 때 개그맨 '박휘순'이 영화에 출연한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전혀 본 적 없는
얼굴, 외모는 그냥 그렇고.. 딱히 머리에 박히는 인상도 아니고... 누구야? 싶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나서는 그저
박희순이라는 인간에게 그대로 빨려들고 말았다. 비리로 점철된 험난한 쓰레기 인생이지만, 최소한의 자기 기준에서의
정의는 지켜나가는 인물. 김형사역을 그보다 잘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는 아마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딘가에서 다른
영화에 츨연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이제 나에게 박희순은 배우만 보고도 찾아보고 싶을 정도의 힘을 가진
이름이 되었다.



숨막힐 듯한 속도감, 핸드헬드 카메라의 매력

추격씬이 넘쳐나고, 총을 쏘고 칼로 찌르고, 싸우고 부수는 스타일의 헐리우드 영화는 웬만하면 보지 않으려는 편이다.
그런 류의 영화를 폄훼하고픈 생각은 없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런 영화들은, 그 장치를 통해 스토리를 뭉개려고 든다는
사실 때문이다(물론 다크나이트같은 예외의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한국 영화에서도 소위 '블록버스터'라 불리우는
것들은 그다지 보지 않는 편인데, 스토리가 공허할 뿐만 아니라 헐리우드 영화에 비해 액션씬과 추격씬마저 긴박감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역시 예외는 있을 것이고, 세븐데이즈가 그 훌륭한 예시가 되었다.
영화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요즘 액션영화등에서 유행하는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카메라를 손에 들고 찍는 기법)이
영화의 긴박감을 아주 적절하게 살려주는 것 같다. 다른 영화에서 이런 방법을 썼을 땐 그저 어지럽다는 느낌이었다면,
세븐데이즈에서는 찰떡궁합이 따로 없었다. 감독의 연출력때문일까, 카메라감독의 실력 덕분일까?



반전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가 따로 없네

사실 반전(反轉)이 있다는 것을 알고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뒷통수를 맞은 듯한 이 알싸한 느낌은 정말이지 매력적이다.
반전영화의 효시라 불리우는 유주얼 서스펙트에서의 마지막 장면과, 개인적으로 정말 즐겁게 보았던 아이덴티티의
반전에 비교할만한 것이었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자 여기서부턴 살짝 내용이 보이니까 볼 사람들만 긁어서 보시길)
처음에는 왠지 김형사를 의심했었다. 가장 의외일 것 같아서.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정철진을 풀어주라는
범인의 요구는 장혜진을 위해 복수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쯤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마... 그 어머니일 줄이야.
김미숙의 차분한 연기는 마지막에 가서 처절한 어머니의 연기로 돌변했고, 왜 그녀가 은영이를 죽이지 않고 살려 돌려
보냈는지, 그녀를 위해 알러지 약을 받아오는 위험까지 감수했는지를 모두 한 번에 설명해줬다. 모정이란.. 참으로
처절한 것인가보다. 그를 깨뜨린 사람에게 교수형이라는 형벌을 허용할 수 없을만큼. 그 사람을 직접 잡아다가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죽여버리고 싶은만큼.


원신연의 차기작을 기대해보며

구타유발자들....... 가끔 TV에서 해줄 때 얼핏얼핏 보았는데, 솔직히 그다지 매력있는 영화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하지만, 세븐 데이즈를 보고 한 번 보고픈 마음이 생겨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 번 제대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끔찍한 대중들의 평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그리고 올해 개봉하기로 되어 있다는 로보트 태권 V.....
감독의 스펙트럼을 세븐 데이즈 따위의 스릴러 물에 가두어 두려는 것은 되먹지 않은 욕심이겠지만, 그리고 얼마나
거대로봇물을 잘 표현할 지가 궁금해서라도 찾아보긴 하겠지만, 언젠가 원신연 감독이 세븐데이즈와 같은 스타일의
영화를 다시 한 번 만들어주길 바라본다. 다 쓰고 보니, 구타유발자들을 봐줄테니까 좋은 영화 하나 더 만들어달라는
이상한 논지라 좀 우습긴 하지만. 하하



(사진의 출처는 모두 cine21.com임을 알려둡니다. 아마 공개 사진인 듯해서 별다른 허락을 구하지 않고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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