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7. 4. 23. 17:07

전날 너무 무리해 정말 힘들었던 뿌&꾸. 하지만 조식을 먹기 위해서는 늦지 않게 일어나야 했다.


(노래를 부르며 조식을 먹으러 갑니다)


(조식 메뉴 소개 코오너)


여행 동안 계속된 강행군으로 힘이 빠져 있었던 우리에게 조식 섭취는 큰 힘이 됐다. 다소 아쉬웠던 것은 첫날 정말 맛있게 먹었던 매쉬드 포테이토가 없었다는 것 정도. 아마 메뉴는 그날그날 바뀌는 모양.


이제 아침까지 든든하게 먹었겠다 딱히 할일이 없었던 우리. 슬슬 나짱으로 떠날 준비를 해야했는데 문제가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여전히 먹통이었던 핸드폰 심카드(....).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무이네에 와서 나름 유명한 무이네 마켓을 한 번도 못 가봤다는 것이었다. 시간도 좀 남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무이네 마켓에 나가서 꾸럭 여사가 원하는 반미와 신또를 마셔보기로 했다.


(미친듯이 많은 오토바이 속에서)


(나는 먹는다 이것들을)


불과 한국돈으로 몇천 원 정도의 가격으로 반미 두 개에 신또, 커피까지... 한참이 지난 지금에 생각해보면 참 베트남 물가는 대단한 것 같다. 특히 이곳에서 먹었던 반미는 현지인들이 먹는 것이어서 그런지 다른 곳에서 먹었던 것들보다 훨씬 맛있었다. 꾸여사에 의하면 신또도 베스트였다고. (그런데 왜 커피는 별로였던 걸까....)


우여곡절 끝에 심카드까지 구매하고 다시 리조트로 돌아온 뿌&꾸. 리조트 대기 소파에 앉아 한참을 기다리는데 왠지 약속 시간이 한참 지나도 우리를 태우러 온다는 버스는 올 생각을 안 한다(....)


(에라 모르겠다 셀카나 찍자)


한참을 그렇게 기다리다 하염없이 기다리던 우리를 마침내 태우러 온 버스. 그런데 이게 웬일. 알고보니까 큰 버스가 리조트를 돌며 승객을 태우는 게 아니라 작은 미니 봉고가 한 카페 사무실에 우리를 데려다 놓고, 그 사람들을 큰 버스가 다시 태워가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한 카페에서 또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는 이야기(....)


(독일에서 왔다는 아저씨와 우리는 또 그렇게 기다렸다 또..)


기다림에 이골이 났다고 생각할 때쯤 겨우 도착한 한 카페 버스. 짐을 싣고 타려는데 자리가 어디인가 싶어 물어보니 "Anywhere"란다. 음.... 지정좌석이 아니라고?  이건 신 카페랑 차이가 나도 너무 나는데 싶었지만 그냥 탔다.


애초에 신 카페 말고 다른 버스 회사를 선택한 것은 단순히 다른 버스를 타보자는 심정에서이기도 했지만, 좀 더 나은 환경의 버스(....)를 타보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바가지를 써서이긴 했지만 비싼 돈을 내기도 했고. 하지만 한 카페 버스는 이래저래 우리를 실망시켰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좌석은 조오금 더 좋았나? 그런데 뭔가 퀴퀴한 냄새가 나기도 하는 것 같은 데다 전체적으로 신 카페처럼 좌석이 편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이에 더해 이건 무슨 완행버스도 아니고(....) 온갖 정류장이란 정류장은 다 서며 사람들을 태웠다 내렸다 하며 가는 게 아닌가.. 푹 자면서 쉬어도 모자랄 망정인데 고속버스도 아닌 완행버스라니....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1시간이나 늦게 출발한 데 비해 도착 시간은 그다지 늦지 않았다는 것. 어쨌든 일정을 엉망으로 짠 데 대한 꾸럭 여사에 대한 미안함이 밀려오는 버스 여행이었다.


(해가 지고서야 도착한 나짱)


도착한 나짱에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캐리어를 각자 질질 끌고 비를 맞으며 걷자니 이 얼마나 처량한가(....) 다행히 호텔이 정류장에서 멀지 않아 5분여 만에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를 맞은 여행 사상 최소의 공간!


너무나 당황했는지 미처 사진도 찍어놓을 생각을 못했던 그 공간은, 뻥을 좀 보태자면 무이네 리조트의 화장실 만한 크기였다(.....) 나짱에 별다른 미련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너무 대충 숙소를 선택했더니 이런 참사가.. 심지어 샤워기 수압이 너무 낮아서 나중에 씻을 때도 고생이었다. 아무랬든 배도 고프고 할일도 많았던 우리는 급히 호텔방을 빠져나왔다.


먼저 우리가 급하게 처리해야 했던 것은 내일 나짱 공항으로 갈 차편 예약. 먼저 우리가 묵는 호텔에서 대충 물어보고 분명 차편을 파는 티켓 오피스까지 "걸어갈 만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걸음을 뗐는데.... 우리가 초행길이라 다소 헤맨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멀었다(.....)


(와 예쁘다)


(기념사진 with 닭)


물론 덕분에 예쁜 나짱 거리 구경을 실컷하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설 맞이 행사를 하는 것 같았는데, 나짱에 오래 머물렀다면 이것저것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부분.


(해냈다 해냈어)


체감상 30분은 넘게 걸어서야 겨우 도착한 티켓 오피스에서 겨우 공항행 버스 티켓을 획득한 뿌&꾸. 그래도 가격적인 면에서 깜란 공항까지 택시를 타고 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으므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나짱 공항 버스 타는 곳은 여기)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밥 먹기!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일단 큰 길까지 나가서 택시를 탄 것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이놈의 새로산 심카드가 또 말썽이라는 데 있었다(....) 아까 분명 맛집을 찾아보고 나왔는데 이래서야 이 맛집이 어딨는지도 알 수 없는 지경... 하지만 시내쪽에서 아무렇게나 내키는쪽으로 걷다보니 그래도 겨우겨우 발견할 수 있었다! 땡스 갓!


어딘가에서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맛집이라는 포 홍이 우리의 행선지. 쌀국수가 맛있다는 말에 일단 쌀국수 하나 시켜주시고, 껌승에 희한한 해산물 볶음밥까지 정신없이 다 시켰다. 여행은 과식이 제맛!


(쌀국수 = clear, 볶음밥 = start)


(껌승 = 끝난 목숨)


결론적으로 쌀국수는 거의 최고였고, 껌승도 전날 먹었던 질긴 껌승과는 차원이 달랐다. 심지어 야채 볶음밥까지 맛있었다니 말 다한 것... 나짱에 왔을 때 우리의 피로도는 거의 최고조에 달했었는데, 이 맛집 한 방에 많이 치유가 된 것 같다.

(우리가 찾아 헤맸던 포 홍의 위치는 여기)


밥까지 든든하게 먹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던 우리. 다음 목표는 바로 공항 버스 터미널로 걸어가면서 봐두었던 야시장이었다. 다소 헤매긴 했지만 야시장까지 도착 완료!


(사람들로 가득한 야시장)


(한 여성이 냉장고 자석을 찾아 헤맵니다)


처음부터 목표는 하나. 바로 냉장고 자석이었다. 언젠가부터 여행을 간 곳에서 냉장고 자석을 사는 것이 취미가 된 꾸럭 여사. 마땅한 냉장고 자석이 없어 한참을 헤매다가 그나마 마음에 드는 자석도 가격을 깎고 또 깎아 득템을 할 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한국 돈으로 기껏해야 천 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아이템인데...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새 현지 물가에 동화가 돼 버린다.


문제는 저걸 사고 돌아가는 길에 들렀던 편의점에서 나오다가 냉장고 자석 하나를 내가 분질러 먹었다는 것(....) 본드로 붙여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던 그 자석은 아직 내 가방 안에서 잠자고 있다..


어쩌면 도시에서 도시로, 호텔에서 정류장으로 이동하느라 시간을 모두 써버린 넷째날. 그래도 적당히 추억을 가득가득 쌓고 들어온 우리는 좁은 침대에 몸을 누이고 금방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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