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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혹은 드라마2009. 2. 13. 22:08

공효진이라는 배우는 참 매력 덩어리다. 그의 많은 출연작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네멋대로 해라' 출연때부터
속된 말로 '필이 꽂혔'고, 동안 임수정과 숟갈 황정민을 위한 영화였던 '행복'에서도 그의 매력을 아찔할 정도로
뿜어냈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따라 여러가지 색깔을 지치지 않고 뿜어낼 수 있는 것이 진정 매력적인 배우라면
공효진은 그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하는 배우 중 하나가 아닐까

결국 '미쓰홍당무'를 보고싶게끔 한 것은 팔할이 공효진 때문이었다. 안면홍조증의,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그야말로 '촌스러운' 캐릭터를 그가 어떻게 소화해낼지 정말 궁금했다. 더군다나 나에게
남아있는 공효진의 최근 이미지는 도회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근사하고 세련된 것이었기에
과연 그가 얼마만큼 '양미숙'이라는 캐릭터와 일체가 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여운을 즐길 틈이 없었던 주변 사정 덕에 좀 아쉽긴 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양미숙이라는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어 있는 공효진의 모습은 정말로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참을 수 없는 보너스들까지!

서우(서종희役)와 황우슬혜(이유리役)는 이 영화를 통해 얻은 선물처럼 느껴졌다. 모 빙과류 CF를 통해 겨우
얼굴 정도를 알고 있었던 서우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동안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개인적 성향을 차치하고
서라도 서종희라는 역할을 양미숙에 못지 않게 빛나는 것으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의 매력을 대변한다.
과속스캔들에서 그저 예쁜 유치원 선생님 역으로 나와 내게 연기 못하고 얼굴만 예쁜 배우로 인식되었던
황우슬혜도 양미숙과 함께라면 그저 '빵빵' 터뜨려주신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착하고 순수해보이지만
한꺼풀만 까보면 엉뚱하고 욕심많으며 욕망에 충실한 이유리 선생님 역을 멋지게 소화해낸 황우슬혜를 더이상
'연기 못하는 배우'로 치부할 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과속스캔들이 시기상으로는 더 이후인 거 아닌 가?
역할이 어울리지 않았던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전체적인 스토리도 좋았다. 몇몇 사람들이 지나치게 설정이 극단적이고 작위적인 것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극단적이라는 것에서는 어느정도 수긍하지만(고아에, 못생기고, 저렇게 까지 뻔뻔할 수 없는 양미숙의 캐릭터따위가)
작위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말 작위적인 것은 최근까지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과속스캔들' 아닐까?
"자 이러이러한 것은 건드릴 수 없는 사실이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웃어!" 라고 얘기하는 듯한 과속스캔들에
비하면 미쓰홍당무의 극단적 설정은 애교가 아닌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다른 생각들이 있을 수 있을지도..)

배우들의 매력이 한 데 섞여 반짝반짝거리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드는 미쓰 홍당무의 매력.
박찬욱 감독이 키워냈다는 이경미 감독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덧붙여, 영화를 본 사람들만 웃을 수 있는 포인트 하나

라이터가 러시아어로....... 세상에 (웃음)

하나 더 덧붙여,

영화의 전체적 평을 쓰고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캐릭터 열전이 되어버린 듯.....
그만큼 미쓰홍당무의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라는 반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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