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4월 1일 자로 열흘째를 맞았던 총파업을 종료했다. 그와 함께 8개월여를 계속해온 '대(對) 구본홍 투쟁'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 YTN 노사는 합의사항을 통해 양측의 모든 고소, 고발 따위를 취하하기로 합의하였으며,
공정방송의 제도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노종면 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해고 문제는 법원의 결정에
따르기로 하였다.
........ 이렇게, 그들의 길고 길었던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은 마지막 매듭을 지어가고 있다.



(노종면 위원장. Copyright by YTN 노조)

대(對) 낙하산 투쟁

작년 초부터 YTN 신임 사장에 대통령 언론특보 출신 구본홍씨가 유력하다는 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24시간동안
뉴스를 방송하는 방송사의 사장에 정치적으로나 권력적으로 현재의 기득권자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
사장으로 내정되었다는 사실은 현 정권의 언론 장악 야욕을 극명히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명했지만, 결국 그 우려는 현실이 되고야 말았다. 지난해 7월 이른바 '날치기 총회'를 통해 구본홍씨는 YTN의
사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YTN 노조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됐다.

구본홍 사장의 출근저지투쟁, 까만 옷을 입고 방송에 임하는 블랙투쟁 등등.. 지난 8개월여간의 YTN 노조의 투쟁은
정말이지 눈물겨웠다. 그들은 이치에 맞고, 심지어 합법적이기까지한(!) 투쟁을 통해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정당함을
알렸다. 많은 수의 이들이 그들의 투쟁에 박수를 보냈고, 긍정적 결과가 함께하길 간절히 빌었다. 하지만, 도대체
이 투쟁의 끝은 보이지 않았고, 그들은 드디어 총파업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기로 결심했다.

노종면 위원장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힘을 점점 잃어가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인 듯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든 힘을 쏟으며 강렬히 저항했다. 사측은 자회사 직원등을 통해 그들의 방송 공백을 메꾸어보려
했지만, 아마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광고 수주가 줄고, 정규 뉴스시간이 줄어드는 등 파행은 걷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8개월여를 싸워온 노조측도, 한계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렇다. 그들도 지쳐 있었던 것이다.

아쉬운 매듭짓기.... 하지만

처음 YTN 노사가 전격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접하고 처음 든 느낌은. '아쉽다'는 것이었다. 노조는 그들의 정당함을
만방에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그들은 처음의 목표를 이루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생계와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싸웠다. 무려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싸워왔다.
구본홍 사장과 임직원은 회사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면 호텔에 가서 시간을 때웠지만, 그들은 그리할 수 없었다.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고도, 징계처분을 받고도, 이해할 수 없는 인사 조치를 받아들고도 그들은 일해야 했고, 동시에
싸워야 했다. 그렇게 8개월을 지내왔다. 그렇다. 그들은 충분히 잘 싸웠다.

이 이야기의 끝이 완벽한 해피엔딩이 되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적어도.... '그래.. 그래도 괜찮았어'라고 후에
읊조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해고자 6명의 전원 복직과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 사장이 마음대로 방송을 좌지우지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그들의 아름다운 투쟁을 마무리하길 바란다.



YTN 화이팅 ! 당신들의 싸움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앞으로도 힘내서 살아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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