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08'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5.08 3.4초 일본 여행기 둘째날
  2. 2016.05.08 3.4초 일본 여행기 첫째날
  3. 2016.05.08 3.4초 일본 여행기 프롤로그
여행2016. 5. 8. 19:40

6시 새벽같이 일어난 우리들. 비가오지 않길 간절히 빌었건만, 보슬비가 부스스스 내리고 있는 상황을 목도하게 되었다. 어쩔까 잠깐 고민했지만 일단은 출발하기로 했다. 이미 일정이 다 짜여져 있어서 오늘 가지 않으면 전체가 다 꼬이게 되는 상황이었기도 하고, 오후에 비가 그친다는 구글 예보도 믿어보기로 했다.


(얄미운 비를 뚫고 일단 버스 정류장으로)


무사히 휴지큐 하이랜드행 버스를 타는 데까지는 무리가 없었고, 우리는 부족한 잠을 버스 안에서 채웠다. 2시간이나 꿀잠을 잤으니 잠이 부족하지는 않았는데, 어째 도착을 해서도 피곤은 가시지 않았다. 왜 그런고 하니...


(운행 안 합니다 안 해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온 휴지큐 하이랜드에서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던 것.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서 확인해본 결과 당연하게도 우리가 기대하고 있었던 4대 절규 머신(후지야마, 도돈파, 에에자나이까, 타카비샤)는 물론 대부분의 놀이기구가 운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망한 거 같스빈다)


두 시간이 넘게 놀이공원 앞 휴게소에서 시간을 보내다 결국 도쿄로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원래 셋째날 야구장을 가기로 돼 있었는데, 이 일정을 마지막날로 미루고 내일 다시 후지큐 하이랜드에 오기로 한 것. 덕분에 한국에서 후배의 도움으로 예약했던 야구티켓 9만 원 어치는 고스란히 날려야 했다. 다시 후지큐로 오는 버스비도 추가됐는데, 왕복 버스비만 무려 셋이 합쳐 10만 원........ 망해쓰요. 엎친 데 덮친 겪으로 4월 29일은 일본의 공휴일이라 사람들이 엄청 몰릴 예정이라 오늘 놀이공원에서 겪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했던 폭풍 줄서기까지 예약된 상황.


(내일 다시 만나요.....)


그리고 다시 버스 안에서 즐긴 2시간의 꿀잠. 그리고 도쿄에 도착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후지큐 날씨를 확인해봤는데, 오잉? 구글양반 이게 무슨 말이요? 날씨가 맑다니! 비가 그쳤다니!!!! (OTL) 놀랍게도 우리가 도쿄에 도착한 시간 즈음 비가 완전히 그쳤고, 정기점검에 들어간 도돈파를 제외한 모든 놀이기구가 정상운행을 시작했다(...............) 


(우린 안 될거야)


너무나도 우울했던 우리. 뭐라도 맛있는 걸 먹으며 배를 채워야 했다. 실의에 빠진 모두를 위해 기범이가 폭풍 검색을 했고 묘하게 생긴 맛있어 보이는 카레집을 찾았다. 하라주쿠 인근이라는 것만 확인하고 바로 출발->도착했는데, 알고보니 하라주쿠에서는 거리가 꽤 있는 곳이었다. 게다가 비가 주륵주륵 오는 와중에 무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맛집이긴 맛집인가봉가.


 (배가 고프다 얼른 나오라고 얼른)


겨우 입성한 카레집 요고로. 그런데 앉아서도 꽤 오래 기다려야했다. 아예 밥부터 카레향이 나게 볶아서 나오는 모양이었고, 배는 고프지 후지큐의 변화무쌍한 날씨로 스트레스는 받지... 우리는 너무나 우울했다. 그런데 그것은 카레가 나오는 순간 한 방에 날아갔다.


(이끼같은 카레의 위엄)


사실 처음 보기에는 뭔 이끼도 아니고 뭐여? 싶은데. 입에 넣는 순간 극락을 경험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일본 여행에서 스끼야끼와 함께 가장 맛있었던 음식. 일본 카레도 아닌 것이 인도 카레느낌도 나는 것이 와... 진짜 순식간에 싹싹 비워버렸다. 도쿄 가시는 분들은 하라주쿠(시부야?) 요고로(yogoro) 꼭꼭 가보시라. 우리 말고 한국인들 팀이 한 팀 더 있었던 걸 보니 한국에도 꽤 알려져 있는 맛집인 모양.


행복하게 부른 배를 부여잡고 어차피 우리 일정이 모조리 꼬인 김에 느지막히 가기로 했던 오오에도 온천에 가보기로 했다. 사실 진짜 온천은 아니고 물을 데워서 사용하는 곳이긴 하다던데, 모 선배의 말에 의하면 거의 롯데월드 크기라고 들었기에 기대감에 부풀어 오다이바로 향했다.


(가보입시다 오오에도 온텐)


와... 좋긴 좋더라. 드래곤힐 스파의 업그레이드 버전같은 느낌이었다. 외국인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많이 보이는 것보니 이래저래 관광명소이긴 한 듯. 각종 먹거리부터 오락실을 비롯한 유흥거리까지. 구경하다 목욕까지 하니 시간이 후딱 가버렸다.



(비가 오니 더 운치가 있지비)


(북도 치고 둥둥)


(신난다 헐 여기 개쩖)


그리고 이곳에서 우종환 분실사건 시즌 2가 터지게 되는데.......  분명히 위 사진을 종환이의 핸드폰으로 찍었는데, 나갈 준비를 하며 옷을 갈아 입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정말 황당한 게 불과 10m 밖에 안 걸은 사이에 핸드폰을 누가 집어갈 리도 없고...... 이래저래 동선을 살펴보다 이건 누가 고의적으로 가져간 것이 분명하다는 결론에 다다르고 있을 때쯤. 다 포기하고 열어본 우종환의 락커에 살포시 보호색을 띠고 서 있는 핸드폰이 발견되었다................. 길기범 曰 "와 내가 이런 사람들이랑 같이 다니고 있다니"


(찾았으니 되었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우리는 다시 신주쿠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또다시 넘버원 음식을 만나게 되었다. 


(스끼야끼 다이 스끼!!!!)


진짜 진짜 진짜 맛있었다. 나베조라는 체인이었는데, 인당 3만 원 가까이를 내면 100분간 무한 리필이 가능한 구조였다. 진짜 야채를 끌어모아서 먹고 또 먹고..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이거 한국에서 내면 성공하지 않을까?" 했더니 이미 들어와 있다더라.. 어쨌든 먹거리천국 일본 만세!


(가부키쵸 세 세그스?!)


부른 배를 부여잡고 우리가 향한 곳은 대표적인 유흥가라는 가부키쵸. 비오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다음날이 노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 엄청 많더라. 우리가 한국인인줄은 어떻게 알았는지 다가와서 세그스? 세그스!를 외치더라는... 헙. 찬찬히 둘러본 3인. 뭔가 술이라도 한 잔 하면 좋을 성 싶었지만 내일 후지큐로 가는 버스가 새벽 6시 출발이었기에 얼른 숙소로 돌아가서 잠을 청했다.


(돌아오는 길, 갓본에도 노숙인은 있었다. 묘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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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6. 5. 8. 18:00

여행이 뭐라고 그렇게 설렜을까. 오후 4시 가까이 돼서 얘기도 없던 총을 맞고 폭풍같이 기사를 쓴 다음 퇴근하자마자 여친님과 생일맞이 맛저녁을 하고 들어왔는데, 몸을 뉘어도 도통 잠이 오지를 않았다. 아침 8시 출발 비행기를 타야하기에 최소 5시 반에는 집을 나서야하는데... 새벽 2시가 넘도록 잠을 못자다가 그냥 밤을 새버리기로 결정하고 새로 시작한 왕좌의 게임이나 한 편 봐버렸다.



(Vacation is coming)


새벽 5시 반이 조금 넘어 날이 조금씩 밝아오고 있었던 시각. 엄청나게 찌뿌둥한 몸을 겨우 일으켜 대충 주섬주섬 짐을 싸고 집을 나섰다. 잠이 많은 기범이는 모닝콜을 받고 겨우 일어났고, 종환이는 김포가는 버스인줄 알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알고보니 자신이 인천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김포공항 집결 시각은 예정보다 십여분 정도 늦어졌다.



(우종환 야밍아웃)


공항에 집결 후 짐을 맡기고, 너무나도 졸린 몸을 이끌고 면세점 인근에서 한참을 퍼져있었다. 알고보니 셋 다 잠이 부족한 생태였던 것. 짧은 기다리는 시간 와중에 생리현상 등을 해결하고 JAL기 승무원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야 후다다닥 뛰어 겨우겨우 비행기 탑승을 완료했다.


(졸리지만 넘나 신난당)


기내식 먹고 바로 비행기에서 잠을 좀 잤어야 하는데, 자지 않고 기본 장착된 게임을 신나게 한 것은 이날 하루를 지배한 패착이었다. 2시간 남짓의 짧은 비행이 끝나고 일본에 도착했을 때 우린 완전 녹초상태였던 것. 졸려죽겠지 배도 고프지 짐은 많지.... 설상가상으로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의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였다. 하네다 공항 도착 후 수속을 마치고 나온 시간은 10시 반. 4시간 반을 뭘 하며 시간을 때운단 말인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체크인이 되건말건 신주쿠역 근처에 있는 숙소로 떠났고, 자물쇠를 못 열어 한참 끙끙대긴 했지만 체크인 시간 한참 전이었음에도 다행히 무사히 들어가 짐을 풀어놓을 수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가보자)


(개꿀)


다들 피곤해 당장이라도 침대에 누워 눈을 붙이고 싶었지만 억지로 억지로 몸을 끌고 나와 신주쿠 일대를 누볐다. 어디가지 어디가지 한 30분 헤맸었던가. 아무래도 일본에서 먹는 첫 끼라 그랬는지 필요 이상으로 신중했던 것 같다. 결국 우리가 입성한 것은 체인점으로 추정되는 라멘 전문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망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입 먹자마자 우리는 갓본을 외쳤다.


(지금 봐도 군침이 스르르)


우리는 넘나 맛있었던 라멘을 뒤로 하고 잠깐 수십년된 커피 전문점에서 회의를 빙자한 졸음 퇴치를 했다. 진짜 좀 심하게 졸렸기에 나는 숙소에 가서 좀 자고 나오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지만 "그럼 30분이 1시간이 되고, 눈을 뜨면 해가 져 있을 것이다"라는 길기범의 설득에 급공감. 덕후들의 천국 아키하바라에 가보기로 했다.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하고 아키하바라로 떠나려는 그때만 해도 우리가 다시 그 카페로 돌아오게될 줄은 몰랐다...


(어서와 갓본은 처음이지?)


덕후들의 천국 아키하바라는 정말 놀라웠다. 우리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각종 피규어가 모여있던 한 상점. 포켓몬스터, 슬램덩크에 원피스는 물론 마블 캐릭터들까지... 우리는 한참 정신이 팔려서 이곳저곳을 둘러봤고, 그러던 중 나에게 그는 운명적으로 다가왔다. 어쩌지 어쩌지 한참 고민을 하다. 결국....


(넘나 좋당)


질렀다. 이번 일본 여행의 최대 득템.!


이 밖에도 진정으로 아키하바라에 신기한 게 많았다. 일본도처럼 생긴 우산을 팔질 않나.. 이런저런 지름신 욕구를 이겨내고 헤매다 오락실에 들어갔는데, 오락실도 별천지였다. 흔히 볼 수 있는 총 쏘는 게임이었는데 무려 좌석이 흔들흔들하면서 몰입도를 높여주는 식! 기범이와 종환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즐겼다.


(뭐야 이거 너무 재밌어!)


한참 그렇게 재밌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표정이 굳은 종환이. 큰 돈 들여 장만한 시계가 손목에 없는 사실을 발견한 거다. 재밌게 놀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졸린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는데, 겨우겨우 기억을 더듬어 아까 그 카페에 시계를 놓고 온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문제는 아키하바라 넘어온지가 한참된 데다 아키하바라에서 신주쿠까지 거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 어쨌든 별 수 없이 우리는 다시 신주쿠로 향해야 했다. 선진국 갓본의 시민의식을 믿어야했던 우리. 그리고 그 믿음은 응답을 받아 겨우 시계는 다시 찾았다. 물론 종환이의 분실 해프닝이 그날로 끝이 아니었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즈음 우리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다음날 가기로 했던 후지큐 하이랜드 인근의 날씨였다. 일기예보상 28일이 거의 하루종일 비예보로 점철돼 있었던 것. 롤러코스터의 특성상 비가 오면 운행을 하지 않을텐데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후지큐 하이랜드까지의 거리가 있어서(도쿄에서 버스로 2시간) 어렵사리 가도 비가 와서 놀기기구 대부분을 아예 타지 못할 확률도 있었던 상황. 시부야로 건너가 황홀한 맛의 규카츠를 먹으면서도 불안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갓본의 규카츠. 밥 위에 뿌리는 것은 마로 추정된다)


규카츠를 먹고 그 피곤한 와중에 그냥 들어가기 아쉬웠던 걸까. 근처에 있는 디즈니샵과 원피스 피규어 등이 있는 백화점을 거쳤다. 역시 일본은 캐릭터의 왕국.


(안녕 난 길피라고 해)


피곤이 지나쳐서 아예 하이 상태였나?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정상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고도 모자라 시부야에서 신주쿠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했으니... 걸어걸어 가던 길에 하라주쿠에서 크레페까지 맛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고, 돌아오자마자 금방 꿀잠을 청했다. 다음날 후지큐 하이랜드로 가는 차를 7시에 타야했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일어났을 때 비가 심하게 올 경우에는 아예 일정을 변경하는 방법을 생각하기로 했다.


(비가 안 온다면 요 크레페만큼 달콤할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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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6. 5. 8. 16:53


애초에 가려고 했던 곳은 삿포로였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를 피해 비교적 시원한 북쪽 지방으로 날아가 맛있는 것도 먹고 삿포로돔 가서 오오타니 구경도 하려는 계획이었다. 



(오오타니상 날 가져요!! 하악 ⓒ mk스포츠)



하지만 동반자 우종환(28, 진성일덕)과 삿포로로 가는 비행기 티켓까지 끊어놓은 상태에서 변수가 생겼다. 총선으로 지친 마음을 롤러코스터로 치유받겠다는 길기범(28, 롤코매니아)의 합류였다.



(롤코가 싫다니...님들 돌 처맞을래염?)


나와 종환이는 기범이에게 삿포로로 가자 꼬셔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고, 결국 후지큐 하이랜드라는 놀이공원에 반드시 가고야 말겠다는 그에게 설득되고야 말았다. 마침 여행 일정 중 본래 삿포로에 연고를 두고 있는 닛폰햄 파이터스가 도쿄 인근 치바현으로 원정을 오는지라 야구는 삿포로돔 대신 QVC 마란 필드에 가기로 합의 완료. 순조롭게 비행기 예매, 숙소 예약 등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날 날만을 기다리던 어느날. 예상치도 못했던 변수가 빵 터져버렸다. 





2016년 4월 14일과 16일. 양일에 걸쳐 일본 큐슈 구마모토 지방을 덮친 강진. 

겁이 많은 우리는 한참을 망설였다고 한다. '삿포로는 몰라도 도쿄면 위험한 거 아니냐' '갔다가 지진 터지면 최소 중계타거나 최악 사망이다'.... 결국 티켓 취소를 위해 수수료가 얼마 나오는지까지 알아본 끝에.. 1인당 비행기+숙박 비용 30만 원 가까이될 매몰비용을 감수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그대로 일본에 가기로 최종 확정했다.



(막대한 수수료에 대한 분노는 발제로 승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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