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잡설2009. 3. 18. 21:40
날 스포츠 쇼비니즘에 놀아나는 멍청이라 해도 좋다.

이건 정말 지나치게 재밌잖아 ㅠ_ㅠ

이렇게 수준 높은 야구 경기를 하루 걸러 하루 볼 수 있다는 건.
야구 팬으로서 정말 엄청나게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언제나 화제를 몰고 올 수 밖에 없는 한일전이라는 이벤트와
메이저리거들로 우글우글거리는 팀들과의 두근두근 매치까지.

오늘로 4강 진출이 확정되었으니, 적어도 한국 경기를 2 게임은 더 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즐겁소이다. 아하하하
Posted by
영화. 혹은 드라마2009. 3. 15. 17:39

(사진 출처 : http://www.diefaelscher.at)


살아간다는 것의 숭고함. 하지만..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얼마나 숭고한 일인가. 하지만,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가는 유대인들은 그들의 숭고함을
잊고 살아야만 한다. 그를 잊지 않는다면 그들은 자신의 삶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이토록 지독한 멸시와 폭력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려야 하는지.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의문은 잠시 한켠에
접어두고, 그들은 오로지 살아가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제대로 밥을 먹을 수 없어 굶주리면서도, 동상에 발가락을 몇개
나 잘라야 하는 지경에 이르러서도, 오로지 살아가기 위해 살아간다. 그래서 눈물겹다. 그들의 인생은.

영화 '카운터페이터 (원제 : Die Fälscher)' 는 지금까지 꽤나 많이 다루어졌던 나치의 유대인 강제 수용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조금 다른 것은, 대부분의 수용자들이 언제 죽을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인간으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며
살아가는 것과는 달리,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최소한 푹신푹신한 잠자리와 비교적 훌륭한 먹을거리, 다소의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들이 그러한 '특별대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베른하르트 작전'이라
불리우는 위조지폐 생산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군은 전쟁물자등의 조달과 적국 경제의 전복을 이유로 작전을
수립하여 파운드화와 달러화를 대량으로 위조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데, 바로 그 작전의 중추인 지폐위조 집단이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다.

살로몬 소로비치 (Karl Markovics 분)는 수용소로 끌려오기 전부터 한가락 날리는 위조지폐 전문가였다.
그는 위조지폐를 만든 혐의로 수용소에 잡혀와 생활하다가 그의 그림 솜씨와 전력을 눈여겨본 이로부터
위조지폐를 만드는 책임자로 스카웃 된다. 그때부터 수용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삶(물론 그래보았자
자유가 없는 삶이긴 하지만)을 누리며 파운드화와 달러화의 위조를 명령받는다. 이 과정에서 이 위폐들이
독일군에 도움을 줄 것이므로 동조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진 부르거(August Diehl 분)로 부터 방해를 받는다.


(사진 출처 : http://www.diefaelscher.at)

원칙이냐, 삶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소로비치도 이러한 돈이 독일군에게 도움을 줘 독일군에게 유리한 전황을 선물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소로비치는 주위의 동료들과, 자신의 목숨이 더 소중하다. 그래서 부르거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동료 다섯 명의 목숨을 걸고(베른하르트 작전을 책임진 장교 헤르조그(Devid Striesow 분)은 약속된 시일까지 달러화를
위조해내지 못하면 다섯명의 목숨을 빼앗겠노라 공언했다) 결국 달러화 위조에 성공해낸다. 하지만 부르거는 이러한
소로비치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대치한다. 수많은 유대인들이 밖에서 죽어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몇몇의 안락함과
목숨을 위해서 독일군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온갖 회유와 협박과 폭력에도
이러한 태도를 결코 굽히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소로비치와 부르거의 대립은 흡사 일제시대의 우리 나라에서의 상황을 나에게 떠오르게했다. 소로비치가
친일파(적극적이든 적극적이지 않든을 떠나)에 비교될 수 있다면, 부르거는 자신과 자신의 동료들 보다는 대의를 위해
행동하는 독립투사에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전쟁이 끝나고 수용자들에게 수용소가 통제되기 시작하면서
부르거는 자신을 따돌리던 동료들로부터 일시에 '용사'로 추앙을 받게 된다. 부르거의 존재로 그들은 독일군의 요구를
최대한 늦춰가며 종전에 일조한 세력이되어 그들의 죄를 용서받게 된다.

결국, 부르거가 옳았던 것일까? 그의 주변에 있었던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결핵에 걸린 20살 청년을 지키기 위해
파운드와 달러를 위조해 독일군을 도와야했던 소로비치는 비난 받아 마땅한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하다.

결국 정답은 없다

가끔, 생각한다. 내가 만약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다면,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이 되었을까. 하고. 내가 과연 대한의 독립을
위해 목숨바쳐 싸우는 독립운동가가 될 수 있었을까 하고. 독립운동가들을 깎아내릴 생각도, 친일파들을 옹호할 생각도
없다. 다만,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안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 부르거의 신념으로 인해 만약 위조 지폐를 생산하는 이들 중 몇몇이 죽어야 했다면, 그것은 옳은 일일까?

사실 혼란스럽다. 평소 목숨과도 바꿀 수 있을 만큼의 신념은 있다고 믿어왔던 내게, 이 영화가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 듯하다.
결국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이 숭고하지 않냐고. 알 수 없다. 결국. 정답은 없다. 아직, 내가 못찾은 것 뿐인지도 모르지만.
Posted by
일상. 잡설2009. 3. 13. 11:15
혹시 거기서 '배주'라는 사람 보고 경악한 사람 있으려나?

지난 주 시사IN보고 외부 기고가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그냥 홈페이지에 한 마디 썼던 것이(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좀 기대하고 있긴 했지만ㅋㅋㅋ)
이렇게 바로 덜컥 다음호에 실려서 내 이름(은 아니지만)찍혀 나오니
참 기분이 묘하군요.

이정도로 가슴이 벌렁벌렁할 진데, 나중에 정말 인턴이라도 덜컥 돼버리면
나 심장 멈추는 거 아닌지 몰라..........



그러고보면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도, 여름에, 시사IN 인턴 지원때, 내가 쓴 글입니다! 하고
내어볼 제대로된 글을 만들어보는게 목적이었는데.. 이건 목적대로 되고 있는건지..



암튼. 참. 기분이 좋습니다. 하하하 : )
Posted by